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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간: 2012. 12.17(월) – 2012.12.22(토)
오프닝: 2012. 12.17 (월) 오후 5시
장   소: 홍익대학교 박물관 기획전시실 공간5
서울 마포구 상수동 72-1번지 홍문관 1층

낮을 사는 이를 위한 밤의 지도             

지도는 점, 선, 면 등의 기호를 이용하여 공간을 나타낸다. 지도의 기호는 지형적 위치뿐만 아니라 사회의 체계와 세계관을 담으며 작동한다. 이누이트 족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접하는 평면도와 달리, 빙하의 구조 및 해안선의 형태에 따라 나무를 깎아 만든 입체지도를 사용한다. 지도는 보편적 대상에게 객관적인 정보를 전달하리라는 믿음과 달리 한국인과 이누이트 족은 서로 상대방이 속한 사회 내의 지도를 판독하기 어렵다. 사회 체계 내에 작동하는 기호는 각 사회 구성원 간에 합의되고 체화된 것이기 때문이다. 조익환은 크고 작은 점들로 구성된 ‘낮을 사는 이를 위한 밤의 지도’를 제시한다. 이는 낮을 사는 이를 위해 제작되었지만. 밤에 사는 이들의 세계에서 판독이 가능한 모순된 지도이다. 낮을 사는 이들은 밤의 세계의 기호를 읽어내기 어렵다. 그의 지도는 기호화된 사회 속에서 의미의 미끄러짐을 반영한다.

조익환의 사진에는 크고 작은 점들이 존재하는데, 밀도에 따라 응집되고 흩어져있다. 점들은 무언의 규칙이 담겨있는 듯 배열되어 있다. 이러한 배열에 내포된 기호는 밤을 사는 이들에게는 매우 쉽게 읽힌다. 어둠 속에 빛나는 밤의 도시인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야경인 동시에 야경이 아니다. 이는 작가가 LED 빛으로 만들어낸 가상 세계에 불과하며 실제 야경은 아닌 것이다. LED 빛은 기호화된 점으로 변모하면서 빛을 잃지만, 야경이라는 기호는 계속 작동한다. 작가는 자신이 직접 가상세계를 만듦으로써 밤의 도시가 지니는 시뮬라크르의 속성을 패러디한다.

조익환이 만든 가상세계는 도시의 야경을 찍은 사진에서 비롯된다. 인터넷상에 떠도는 각종 도시의 밤 풍경은 정확한 장소가 어디인지 알 수 없고, 구분이 무의미하다. 인공의 빛으로 가득 찬 도시의 야경은 실제와 가상, 원본과 복제가 혼돈스러운 시뮬라크르 시대의 한 단면이다. 도시의 야경 사진에서 시작된 그의 작업은 LED 빛을 설치한 구조물, 그리고 다시 이를 찍은 사진으로 매체가 변환된다. 이 과정에서 야경 사진 속 인공의 빛은 작가에 의해 LED 빛으로 패러디되고 다시 기호로 변모하면서, 원본 없는 복제가 이루어진다. 인공의 기계 매체를 지날수록 가상의 세계는 더욱 자연스럽고 아름다운 것으로 변모하여, 마치 진실처럼 느껴진다. 동시에 그는 설치작업을 통해 납땜과 전기선을 거칠게 드러내며 시뮬라크르의 세계를 작동하는 힘을 은유적으로 드러낸다. 이는 작가가 도시 야경의 인공적 불빛에서 발견한 배열 규칙을 적용하여 구축한 가상세계이다. 이처럼 조익환은 적절한 매체를 넘나들며 가상세계의 복합적 층위를 함축하고, 시뮬라크르의 현대세계를 재치 있게 드러낸다.

큐레이터  배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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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을 사는 이를 위한 밤의 지도> Series, 42 x 23 cm, C-Print,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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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를 위한 도면>,  250 x 110cm, 시트지커팅,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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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를 위한 모듈>, 가변설치, LED, 전선, 저항다이얼, 변압기,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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